우리 엄마,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6년 전 갑자기 굳어버린 다리. 의사는 마미증후군1)이라고 말했습니다. 뒤이어 찾아온 극심한 통증. 복합부위통증증후군2) 건강했던 엄마는 그렇게 아픈 엄마가 되었습니다. 완치가 어려운 병, 독한 진통제, 내성이 생긴 수면제. 한두 시간 쪽잠을 자고 눈을 뜨면 또다시, 온몸이 불에 타는 듯한 극심한 통증에 시달립니다. “걸을 수 없다는 현실은 이제 받아들였어요. 근데 너무 아파요. 어쩌면 죽는 게 더 편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요.” 1)마미증후군: 척추뼈 아래 신경근이 압박을 받아 하반신 통증 및 감각 이상, 근력 저하, 회음부 감각 이상, 배변·배뇨기능 장애 등이 발현되는 질환 2)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팔과 다리, 심할 경우 전신에 극심한 통증을 수반하며 현재까지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는 희귀 질환 엄마의 통증을 지켜본 10살 고은이(가명)는 혹시라도 엄마가 갑자기 떠나버릴까 불안하기만 합니다. “엄마 내가 할게” “아프지 말고 오래 살아야 해” 애교 많고 웃음 많은 고은이는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게 있어도 말하지 않는, 어른스러운 아이가 되었습니다. 고은이의 꿈은 소박합니다. “엄마 손 잡고 시내에 나가서 옷 구경하기”

부쩍 커버린 고은이와 부쩍 작아진 여름옷. 그런 고은이를 위해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건 통증이 잠잠해지는 틈을 타서 하는 바느질뿐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어서 몰랐는데 학교에 가게 되니까 고은이가 너무 컸더라고요. 입던 옷들이 다 너무 작아져서…” 맞지 않는 긴바지를 잘라 만든 반바지. 얻어온 옷을 꿰매 수선한 티셔츠. 낡은 옷을 묵묵히 입고 나가는 고은이를 보며 엄마는 오늘도 마음이 아픕니다. 엄마의 병이 깊어질수록 빚도 쌓여갔습니다. 기초생활 수급비만으로는 감당하기 벅찬 생활. 하루에도 몇 번씩 채권자들이 대문을 두드렸고 공과금을 못내 가스가 끊기고 전기 공급마저 제한됐습니다. 전등 하나 잘못 켜면 집안의 모든 전기가 끊기는 열악한 상황에서 모녀는 손으로 옷을 빨고 부채로 머리를 말리며 하루하루 버텼습니다. 하지만 그사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밀린 월세. 집주인은 결국 집을 비워달라는 뜻을 전해왔습니다. “이제는 정말 갈 곳이 없어요. 아무 데도…”

“하루는 고은이가 ‘수급자’가 뭐냐고 묻더라고요. 학교에서 친구들이 자꾸 놀린다고… 그 말을 듣고 혼자 한참을 울었어요.” “그저 아이와 함께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작은 집과 좋아하는 음식을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사줄 수 있는 여유. 그런 소박한 삶이 저희에게는 너무도 어렵습니다.” 어둡고 긴 터널 안을 헤매고 있는 고은이와 엄마가 한 발 한 발, 환한 빛으로 걸어 나올 수 있도록 따뜻한 손을 내밀어주세요. 보내주신 소중한 후원금은 고은이의 의류비와 월세, 공과금 등 생계비에 사용되며 비슷한 어려움에 처한 국내 저소득가정 아이들을 돕는데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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